최근 유튜브를 통해서 예전 롤라장과 분식집에서 듣던 팝송부터 고등학교때 겉멋으로 듣고 다녔던 메탈음악을 찾아 들으며 추억에 한껏 빠져있곤한다.
컬쳐클럽, 런던보이즈, 모던토킹, 마돈나, 신디로퍼, 본조비, 헬로윈, 드림씨어터, 너버나, 퀸, 아바, Wham.... (마이클 잭슨은 기본)
레코드집 유리문에 붙은 이번주 가요-팝 50순위표를 보며 LP을 사던 기억, 첫 CD를 샀던 기억, 나름 명반과 희귀 앨범을 사겠다는 일념으로 명동 일대의 레코드샵을 찾아헤메던 기억.
예전 유명한 라디오 프로그램을 즐겨듣고, 신청곡을 적은 엽서를 보내고, 방송에 나왔을때의 짜릿함. 그리고 이젠 사라져 버린 예쁜 엽서전.
문득 요새 아이들은 자기들이 즐겨듣는 노래에 대해 어떤 기억을 간직하게 될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음악 전문가는 아니지만, 내 학창시절에는 어떤 음악을 듣느냐가 살짝 과시거리가 될 정도로 장르의 다양성이 넘쳐났던것 같다.
메탈리카를 들으면 요새 말로 인싸, 본조비나 GNR을 들으면 초짜, 너바나를 들으면 뭔가 있어보이는..... 생각만해도 유치하면서도 유쾌했던 기억들.
예전 무릎팍 도사에 배철수가 '아이들이 팝송을 안들어요'라는 주제로 출연했었는데, 솔직히 당시의 나도 팝송보다는 가요의 비중이 높게 음악을 듣고 있었고, 해당 프로그램의 포맷과 연출상 해당 질문이 배철수에 적합한 소재라고만 생각했었다.
근데 요새 라디오를 들어봐도 팝송을 듣기가 쉽지가 않다. 예전엔 김창환의 아름다운 이 아침에서도 팝송만을 틀어줬던것 같은데, 이제는 가요도 틀어주고, 밤 10시 이후에 팝송을 듣기란 더더욱 쉽지 않은 듯 하다.
꼭 팝송을 들어야 하는건 아니지만, 왠지 뭐랄까.. 나한테는 참 기억에 남는 소중한 추억인데, 남들한테는 공유되지 못한 채 소멸되어 갈것 같은 아쉬움이랄까. (물론 해외음악 자체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영향력은 더 커지고 있지만)
지금도 팝송보다는 가요에 대한 기억이 많다. 그저 예전 어른들이 먹을게 있으면, 충분히 잘 먹어서 배가 부른데도 불구하고 '더 먹어. 더'라며, 계속 권할때가 있는데, 이런 어른들의 마음이 음악에 대한 나의 마음과 같지 않을까 싶다.
막상 본인들은 충분하고 아쉬움이 없는데, 이것도 들어보라 저것도 들어보라 하는 추억에대한 집착과 지레짐작 결핍에 대한 과도한 예방 차원이라 해야하나.
Come as you are, as you were.. 가사 처럼, 그저 예전처럼 지금처럼 음악을 즐기면 될뿐.
이런저런 잡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