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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잡생각

여행

일상적인 삶이란 고단한 것이지만 벗어날 수는 없고, 고단하지만 평범한 일상이 주는 안도감 또한 거부할 수 없기에 잠시 동안의 여행에서 마주하는 한시적인 낯설음과 이로 인한 낭만감은 무뎌지거나 일상으로 퇴색되지 않은체 매번 또 다음의 여행을 고대하게 만든다.


인도에 살면서 평생 팔자에도 없을 유럽 여행을 2차례나 다녀왔다.

유럽 방방 곡곡을 돌아다닌것도 아니고, 비록 프랑스 영국 2개국만 다녀왔을 뿐이지만, 남들 다가는 배낭여행은 커녕 대학 졸업때까지 물건너 가본 여행지라고는 제주도 밖에 없었던 나로서는 그야말로 상전벽해와도 같은 일이다.


여행은 또다른 시공간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시간이다.

유명한 장소를 가보고, 그 나라의 특색있는 음식을 맛보는것은 결국 그 나라 사람들에게는 일상이지만, 나에게는 일상을 벗어난 느낌을 갖게 해주는.. 그들과 같이 평범하게 보이지만 여행객만이 느낄수 있는 낯설음을 맛볼수 있는 순간. 그들처럼 살면서 그들 같지는 않음이 주는 묘한 이질감. 보통의 일상과 분리된 새로운 시간과 장소에서 타임아웃이 정해진 체 살아가는 것이 전달해 주는 생소함. 이런것들이 마음속에 묵혀있던 낭만이라는 감정을 하나하나 켜켜이 곧추세우며 여행을 자꾸 기대하게 한다.

그래서 나는 여행에서 더 많은 것을 보려하기 보다는 더 많은것을 느낄수 있기를 바란다. 물론 많은것을 보고 행했을 때 느낄수 있는 것이 더 생겨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있는 곳의 느낌을 두고 두고 생각해 내며 추억 삼을 수 있는 여행이 되기를 소망한다.

나의 이 소망은 어쩌면 나의 가족들에게 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여전히 해외여행은 어색한 남편을 보며 답답함을 느낄지도 모르는 아내와 아직은 어리기에 여행의 기억을 못할 수도 있는 아들들이 유명한 여행지를 암기하기 보다는 그때의 느낌을 간직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 조금 더 욕심을 부리자면 그런 낯설음들이 추억으로 쌓여 숲속의 낙엽이 시간이 흘러 나무들의 퇴비가 되듯 우리 가족의 삶에 자양분이 되어줄 것이라는 막연하지만 간절한 기대감.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여행의 여유로움을 상상조차 하기 쉽지 않은, 다시금 삶에 전력투구 해야할 시간이 다가 오고 있다.

돌아가기전 좋은 여행을 위한 계획을 다시금 세워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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