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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잡생각

(잡담) 인도에 대한 개인적 생각

India.

말만으로 듣던, 한때 뭔가 신비로운 나라라고 생각했던 인도라는 나라에서 살기 시작한지도 3년하고도 4개월이 되어간다.  2010년대 초반, 1년마다 인도 출장을 올때는 인도의 변화가 체감적으로 느껴졌었는데, 막상 그 속에 들어와 살다보니 경제성장이 정체인 탓도 있겠지만, 변화가 더디게만 느껴진다.
인도에서 있다보면, 인도라는 나라를 주제로 놓고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된다. 한국인들이 인도를 바라보는 시각은 대부분 2가지이다. 잠재 가능성이 높은 나라라는 긍정적 시각과 징글징글한 나라라는 부정적 시각.
나는 인도 찬양 일색에 다소 부정적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인도의 잠재성을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틀렸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가끔씩 인도 12억 인구의 1% 한테만 물건을 팔아도 1억명이 넘는 숫자이고 전세계 주요 IT 수장들이 인도인인 만큼 이들이 발현하는 영향력이 지대해서 인도는 잘될 나라이다라고 막연하고도 이상하게 결론 짓는 사람들을 볼때면 은근히 짜증이 밀려온다.  개인의 의견이니만큼 뭐라 하기도 그렇지만, 특히나 인도를 꽤 오래 살았다는 사람들이 인도에 대한 의견을 1차원적으로 자칭 전문가스럽게 말하는것을 볼때면 좀 창피하기까지 하다.
일단 내 인도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이렇다

인도는 잠재 능력을 보유한 나라이다.
맞다. 세상 어디에 12억명이나 되는 시장이 있겠는가. 인당 GDP가 2천불도 안되는데 명품 쇼핑몰도 운영되는 걸 보면 생필품도, Luxury 제품도 Market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인도만큼 영어가 가능한 인력 Pool 이 많은 나라가 어디 있겠는가? IIT등에서 쏟아져 나오는 IT Elite들, 증가하는 미국내 대학 유학생 규모.   인도는 시장과 인적자본 모두 훌륭한 talent를 가졌다. 
경제 성장률? 비록 2010년대의 두자리수 성장률을 기록하던 시기와 비교해서는 많이 뒤쳐진다고 해도, BRICS라고 관심받던 국가 중 독야청정 올해 7%이상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나라의 경제 성장을 위한 현재와 미래 모두 가.능.성은 확보되어 있다고 볼수 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인도의 잠재성이 만개하여 수준 높은 국가로 나아갈 것이다.
여기서, 내 생각은 달라진다.  인도는 미래에 대한 잠재적 가능성의 크기 만큼, 현재의 문제점 또한 명확하게 갖고 있다.

우선, 인도의 문해율은 너무 낮다.

세계 평균 문해률(Literacy rate)이 86%인데, 인도는 72%수준이다. 특히나 여성의 문해률은 더욱 심각한데 남성이 경우 80% 보다 무려 18%낮은 62%다. BRICS 국가 중에서 90%이하로 떨어지는 나라는 단 한군데도 없을 뿐더러 남녀의 Gap도 크지 않다.  인도 이하의 문맹률을 기록하는 곳은 아프리카나 시리아 지역일 뿐이다. 
Gloabl IT 기업 대부분의 수장이 인도인이고, IT 업계에 인도인이 없으면 안되는 지금 세상에서 그깟 글 좀 모르는 사람이 좀 많은게 무슨 대수냐라고 할 수 있겠지만,
문맹화 되지 않은 비율은 곧 사회의 최하위계층이라 볼 수 있을텐데, 30%나 되는 규모는 사회 수준을 Level Up 하는데에 제한 사항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투자가 동반되어야 할터인데, 아직까지는 그럴 생각은 없어 보인다. (다행히도 15세 이하의 youth 문해률은 평균 대비 높은 수준 이다.  노년층이 수명을 다할때 쯤이나 문해률이 해소될 듯하다)
뛰어난 인도인이 많다는 건 fact다. IMF 총재를 역임했고, 현재 인도 중앙은행 총재를 맡고 있는 라구람 라잔 같은 사람만 봐도 그렇다.  일부 언론에서는 현재 인도경제의 선전하는 모습이 라구람 라잔 총재의 역할과 존재 때문이라는 평이다.  다만 내 생각은 국가의 성장은 일부 소수의 엘리트 층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소수의 탁월한 인물들이 국가를 견인하더라도 견인되어진 국가를 버틸 수 있는 대중이 존재하지 않으면 이끌려진 성장은 유지될 수 없다.  경제 요소 고려시 중산층을 중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리라.
그리고 세부적인 내용을 확인해 보진 않았지만, 인도 인구 유입 비중(Migration rate)는 천명당 -0.05명이다.  타국가 인력의 유입보다 유출이 많다는 뜻인데, 아무래도 해외 이민등의 정보에 밝은 우수인력들의  해외 유출 또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이건 순전히 짐작. (선진국에서의 삶을 경험한 사람이 누가 공기 오염도 1~2위 도시인 델리에 와서 살고 싶겠는가?  그리고 고학력 인도인은 한국인 보다 월등한 global 경쟁력을 갖고 있다.)

※ List of Countries by Literacy Rate(위키피디아) 자료는 여기 클릭



두번째로, GDP 구성 중 제조업의 비중이 너무 낮다는 것이다.
인도 GDP의 제조업 비중은 15%수준이다. 중국(32%), 한국(25%)은 말할것도 없고 세계 평균(16%)보다도 떨어진다.  반대로 서비스업의 비중(59%)은 절반을 넘게 차지한다. 거의 서유럽 선진국에 버금가는 산업구조이다.
제조업의 성장 경험 없이 선진국이 된 나라는 없다.  제조업이라는 것이 선진국으로부터 개발도상국으로 향하는 폭탄 돌려막기인지는 모르겠으나, 1800년대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서유럽에서 제조업의 성장이 있었고, 미국, 일본, 한국, 중국.. 모두 제조업을 기반으로 경제적 기틀을 잡았다고 볼수 있는데, 인도는 현재 제조업이 국가 경제에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인도정부도 'Make in India'를 천명하며 해외 기업의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가시적 성과는 미흡한게 사실이다.  올해에는 제조업 성장률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두고 봐야 할 일이고 개선된다 하더라도 말그대로 '개선' 정도의 영향만 있을것이다.

http://www.livemint.com/r/LiveMint/Period1/2015/07/10/Photos/web_deepak_nayyar_coulmn.jpg



마지막으로 인도 전반적으로 흐르고 있는 Process의 비효율 부문을 말하고 싶은데, 이 부분은 다소 주관적이고 여러가지 항목들이 섞여있으며 약간은 정치적인 이슈다.
일단, 역설적으로 12억이라는 엄청난 인적 자원(저렴한 인건비)과 광대한 영토, 문맹화되지 않은 하위계층, 그리고 실업문제가 인도의 비효율의 개선을 완만하게 만들고 있는 요인이라 생각한다. 
아직까지 인도는 많은 공공부문의 단순 반복되는 일을 자동화 하지 않고 사람에 의존하고 있다.  신규 기기를 구입하여 적용하는 비용 대비 인건비가 저렴하게 먹히기 때문이다.  거기에 단순 반복 업무에 종사 하는 인력들의 수준 역시 높지 않다.  그러다 보니 Error가 발생할 확률이 높고, 관리자 입장에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여러가지 확인 절차를 만들어 놓고 이것이 필연적으로 비효율을 발생시킨다.
이런 비효율이 단순 공공부문의 행정 서비스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만연해 있다.  

선진 기술을 흡수하여 내재화 시키고, 비효율적 요소를 제거하는 분위기를 정부나 기업에서 주도적으로 조성해야 하는데, 그 만한 비용의 투자를 결단할 리더십도 없고, 실행력도 부족하며, 인식도 부족하다. (정치권에서 높아지는 실업률을 감당해가며, 기업에서는 추가 비용을 투자해가며 혁신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


사람들과 인도에 대한 대화 중 억지스러운 의견을 설파하는 사람때문에, 울컥한 기분으로 쓰기 시작했는데, 자료를 찾다보니 생각도 좀 더 잘 정리가 되고, 찾아본 자료를 그냥 한번 보고 잊기에는 좀 그래서 포스팅으로 남겨봤다.
남의 나라에 대해 단정적으로 이야기 하기는 그렇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시장으로서의 인도의 가치는 우수하나 (내가 언급한 요인들에 대한 적극적인 혁신이 없다면) 근시일내에 인도가 Global Standard 에 준하는 내부적 수준을 갖추기에는 무리가 있다는게 나의 생각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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