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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82년생 김지영

오래동안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었고, 방송등에서 화자가 되었길래 도대체 어떤 내용인가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집어든 책.


음...  이 책은 좀 불편하다.

표면적인 주제의식 말고도,
소설로 받아들여야 할지, 칼럼으로 받아들여야할지..

일단 책의 주제가 이분법적으로 분리되어질 수 있는,  반대편에 서 있는 것 만으로도 반대의견을 묻히게 만들 수 있는 이슈인데다가, 초반의 설정과 묘사가 의도적이라 느낄만큼 작위적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이 많은 지지를 받고 있고, 책 제목이 어떤 상징성을 띠기 시작했다는 점이 더욱 그렇다.


나는 가장 경계해야 할것이 현재에 통용되는 가치관과 사고방식으로 과거의 사람들, 그 사람들이 했던 행위들을 판정하고 현재와 부합하지 않으면 무조건적인 비난을 하는거라 생각하는데 이 책은 작가가 의도했건 그렇지 않건 독자들이 쉽사리 선악을 구분하여 쉽사리 감정이입하도록 만든다.

그것도 구체성을 가정한,  자극적인 요소를 대놓고서.  각주를 달아 친절하게 설명하는 항목과 서술하는 내용들은 최소한 이 책을 '문학적'측면으로 바라보고 감성적으로 받아들이고픈 의지마저도 어렵게 만든다.


작중 82년생인 주인공의 유년시절을 보면 당시가 90년 초반이였을텐데, 저게 과연 80~90년에 있었던 일인가 싶을 정도의 특화된 후진성을 과장해서 묘사되고 있다고 느껴진다. 어떤 일반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억지스러움이라고나 할까.


아직 책을 다 읽진 않았지만, 끝까지 읽어 나가기가 힘들다. 작가가 말하고픈 의도는 이해가 가고 공감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책 자체가 (나에게는)너무 자극적이고 일방적이다. 뭔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었지만, 그저 단편적인 현상만 나열하였고  그렇다고 김훈 작가 처럼 글 자체의 수려함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작품 자체로 말하고픈 의도를 너무 드러냈다.


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좀 더 다면적이고, 문학적인 완성도를 더 높이는 방향으로 풀어나갔다면 (최소한 나에게는)훨씬 많은 공감을 이끌어내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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