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 어게인, 변화를 만드는 힘 - 캐스 선스타인, 탈리 샤롯
넛지 작가의 후속편이라 관심을 갖고 본 책
습관화와 탈습관화가 인간의 삶을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습관화가 개인의 소소한 행복한 일상에서 부터 환경 문제, 그리고 과거 독일 나치의 독재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그런 습관화에 점진적 순응되는 인간들은 또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얼마만큼의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급속한 변화가 아닌 서서히 진행되는 변화에 대해 습관화가 되면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 처음의 모습 대비 많이 어긋나 있더라도 이상함을 인지하지 못하게 된다.
책 초반은 개인과 사회적 측면의 습관화 현상과 사례들을 나열하며 개인의 삶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살기 위한 조언 같은 자기 개발서 부류로 느껴졌으나, 왜 사람들이 (주변인이 결과적으로 보았을때) 이해못할 것들을 믿고, 행동 하는가에 대한 사례들을 제시하며 '습관화/탈습관화'의 영향력에 대한 메세지가 묵직하게 다가온다.
(P30) "음 나는 아이스크림이나 장난감을 하나씩 받을때 마다 무척 소중한 선물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고 그때마다 행복해지거든. 그렇지만 우리가 저렇게 부자면 아마도 아이스크림과 장난감을 날마다 받겠지. 그럼 그게 더는 소중한 선물이 아니게 되고, 그럼 내가 고마워 하지도 않게 될테니까" 딸의 말이 핵심을 찌른다. ... 경제학자 티보르 스키토프스키는 즐거움은 욕망이 불완전하고 간헐적으로만 충족될때 생성된다. 고 말했다. 그런데 이런 경험이 자주 일어난다면 진정한 즐거움이 더는 생성되지 않는다. 대신 그런 경허은 편안함을 가져다 준다. 특히 넘쳐나는 풍부함이나 부유함은 짜릿함을 편안함으로, 즉 좋긴 하지만 지루하기 짝이 없는 편안함으로 바꿔놓는다.... 자주 반복해서 경험하는 거의 모든 자극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정적인 반응을 덜 불러일으킨다. 좋은 감정이든 나쁜 감정이든 마찬가지 이다.
(p40) 자신이 앞으로 나아가고 변화하고 학습하고 진화하는 존재임을 인식할때 우리는 기쁨을 느낀다. ... 우리는 좋은 자동차나 화면이 큰 텔레비전 같은 것에는 습관화되지만 학습의 즐거움에는 습관화되지 않는다. 학습이라는 개넘 자체가 변화를 못하기 때문이다. 누구도 변화에 습관화될 수는 없다.
(p42) 변화가 멈추면, 즉 학습과 발전이 멈추면 우울증이 시작된다. 이것이 바로 저 끔찍한 '중년 위기'를 부르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 중 하나이다.
열아홉 살 나이에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오늘이 아니면 내일이라도 사랑에 빠질 수 있고,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을 그 어떤 것을 배울 수도 있다. 하지만 중년 무렵이 되면 사람들은 더는 변화가 쉽지 않다고 느낀다. 모든게 안정되어 있으며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안정된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느낀다.
(p81) 사람들은 흔히 인생에서 좋은 것들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그게 얼마나 소중한지 알지 못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크든 작든 인생을 짜증스럽게 만든느 것들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그것들이 어떤 피해를 주는지 알지 못한다. 거기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p158) 사람들은 그런 일을 갑작스럽게 맡을 때보다 오랜 시간에 걸쳐 그런 일이 점점 늘어나던 중에 맡을 경우 비윤리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 건강한 윤리가 점진적으로 침식될 때 사람들은 주의를 덜 기울이거나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에 그런 침식이 갑작스럽게 일어날 때는 잘못된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철저하게 그 인식에 따라 대응한다.
(p173) 어떤 거짓말이 반복될 때 사람들은 그게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당신의 뇌가 점점 더 적은 자원만을 투입해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은 반복되는 진술을 신뢰하는 경향을 가리켜 '진실 착각 효과'라고 부른다.
어떤 명제가 반복될 때 사람들은 그 명제가 참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반복이 친숙한 느낌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친숙함이라는 감정은 흔히 진실과 연관되고, 반면에 낯섦이라는 감정은 흔히 의심스러움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p185) 빨간색처럼 두드러진 색상이나 읽기 쉽게 커다란 글꼴로 인쇄되어 해당 정보를 처리하기 쉬울 때 참(true)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크다. 사람들은 그 쉬움을 해당 정보의 진실성과 연관시킨다. ... 자기가 주장하거나 제시하는 정보를 다른 사람이 쉽게 믿게 하려면 그 정보의 내용이 쉽게 처리될 수 있도록 하라. 사진이나 그림을 넣는다던지 해당 내용을 상대방이 친숙하게 여기는 개념과 연결한다거나 그 내용을 곧바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도록 만들어라. 그리고 반복해서 말하라.
(p330) 존 스튜어트 밀은 사람들이 자신의 신념, 가치관, 규범 그리고 자신의 상황을 멀리 떼어놓고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자주 강조했다. 그래야 그런 것들을 평가하고 나아가 바람직한 변화가 어떤 것이며 어떻게 이룰지 배울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밀은 "그들이 익숙하게 여기는 것과는 다른 생각과 행동 방식을 가진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이 가치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제한된 경험을 토대로 한 직관만 가지고서는 자기 자신이나 가족이나 공동체에 무엇이 좋고 나쁜지 분명하게 알 수 없다.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한 가지 이유는 뇌의 기능과 구조를 지배하는 규칙에 있다. 어떤 사람에게 환경이나 규범, 행동이 고정불변의 단일한 것일때 그는 자기 정신의 알고리즘들 때문에 주변에 존재하는 경이로움과 악마를 알아채기 어렵다. 그가 자기의 삶과 사회에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이며, 그것을 획득하려면 무엇을 바꿔야 하고 무엇을 숭배해야 할지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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