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간 하던 업무에서 새로운 업무로 변경 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평일 근무시간에 동료들 있을 때 짐정리로 부산 떨기 싫고,
짐싸는 내 모습을 보이는 것도 그닥 유쾌한 심경은 아닌지라
휴일/토요일 두번에 걸쳐 아침일찍 와서 정리를 했다.
근데, 참.. 짐이 끝도 없이 많네.
욕심내서 사 모아둔 책도 많고 자잘한 소품도 많고 서류도 버린다고 버렸는데
깔끔하게 정리가 되지 않는다. 그래도 2회에 걸쳐하니 얼추 정리가 되어 가는 듯
인도에서 복귀('16.12) 후에 8년 동안 작성했던 업무 노트들을 정리하면서 메모했던 내용들을 읽다보니
참... 나 열심히 살았네....
업무 내용 뿐만 아니라, 영어 공부하느라 단어 정리한 것들,
인사 업무 하면서 그때 그때 떠올랐던 생각들, 개념들.. 홍보 업무 맡으면서 새롭게 해보려했던 아이디어와 고민의 기록들을
보다 보니 지난날의 기억이 하나 둘씩 스쳐 지나간다.
나이 탓인가, 울컥해지는 건지 울적해 지는 건지 모를 감정들이 스멀스멀 기어올라
주책스럽게 눈물이 흐르네.
(아직 십년정도 남았지만) 정년이 되면 또 어떤 느낌일까.
나이가 들수록, 젊었던 시절의 열정과 찬란함을 떠올릴 때마다,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상념과 연민이 드는건 어쩔 수 없는 일 인듯 하다. 그래서인지 노년을 잘 보낼 수 있도록 마음관리, 건강관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것인듯.
24년간 고생했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일단 내가 애정을 쏟고 했던 업무는 여기까지 인가 보다.
잘했는지 못했는지에 대한 판단도, 더 잘해보고 싶었던 욕심, 아쉬움이나 미련 같은 것들도 일단은 여기서 멈춰서서 다 내려놓아야겠다.
나이 오십에 새로운 변화라는게 어울리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새로운 일도 잘해보자. 정년까지는 아직 멀었다.


...24.10.12 아침, 회사 책상 정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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