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HR관련 업무를 하면서도, HR 성공사례를 출판한 책은 잘 보지 않는다.
대부분, 회사의 성과가 HR practice가 실제, 대단히 많이 기여한 것이 아님에도, 과대포장된 사례가 많기도 하고, HR의 성공적 효과는 단순 하나의 HR activity 수행으로 인해 발생할 수 없다는 것이라 생각하는 내 지론 탓이다
(어떤 회사가 눈부신 성장을 했다면 사실 그 원인은 사실 상품 자체가 outstanding 했거나, 시장 구조상 그렇다거나, 아니면 정말로 기술적 리더십이 차지하는 부분이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일텐데, '성공한 회사=나름의 무형적인 무언가-문화, HR 등-를 갖고 있다' 라는 기대치에 부응하고자 그닥 유별나 보이지도 않는 HR practice를 굳이 그 회사의 성공요인으로 설명한다)
아무리 잘 설계된 제도라 할지라도, 여러 우수회사를 벤치마킹 후 나온 practice라도 즉시 효과를 기대하기는 쉽지않다. 만약 HR 제도가 나오는 족족 변화를 유발한다면,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들은 매년 행복해지거나, 아무 걱정없는 세상에 살고 있지 않을까? 하지만 여전히 조직내에서 평가와 승격은 공정성을 끊임없이 의심받고, 교육 투자 대비 효과에 대해서는 항상 이슈가 나오고 있다.
성공적인 HR Practice는 그 회사의 문화, history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아주 평범해 보일지라도 HR Activity들이 뚝심있게, 꾸준히 적용되면서 매번 보완을 거듭해 그 Activity가 갖고 있는 진의가 조직내에 녹아들어가서 작동되고 이로 인해 조직의 순기능을 수행하는 프로세스야 말로 HR이 회사의 성공에 기여한 것이다 라고 생각한다. 즉 HR의 성공사례는 일관되고 지속적인 추진을 통해 조직원의 인식변화를 통해 행동변화를 이끌어내고 이게 문화로 자리잡게 하는것. 이게 개인적 지론이다.
서평이 꽤나 인상적이여서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가, 인천공항 서점에서 충동적으로 집어들었는데 참으로 인상적이였다. 나만 보기에는 조금 아까워서 인도법인 팀원들에게도 한권씩 구매해서 나누어 주었다.(얼마나 읽을런지, 얼마나 나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될지는 미지수지만)
내가 느낀 이책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구글의 HR 사례들을 자랑삼아 나열해 놓지 않았다는 점이다.
최고 인사 담당자의 구글 운영에 대한 인사 철학을 공감할 수 있어서 좋았고, 다소 황당해 보이고 보통의 회사라면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인사 조치들을 실험과 통계, 지속적인 보완을 거쳐서 결국 조직내에 안착하게 만든 사례들이 깊은 인상을 주었다.
[업무규칙 : 회사내에서 자유로운 환경을 조성하려면]
1. 일에 의미를 부여하라
2. 사람을 믿어라
3. 자기보다 더 나은 사람을 채용하라
4. 역량계발과 성과관리를 혼동하지 말라
5. 최고의 직원과 최악의 직원에게 집중하라
6. 인색하면서도 동시에 관대하라
7. 불공정하게 보상하라
8. 넛지, 슬쩍 옆구리를 찔러라
9. 점점 커지는 기대를 관리하라
10. 즐겨라! 그런 다음 1번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라
'사람을 믿어라' 비록 저자가 강조한 10단계 중 일순위는 아닐지라도, 사람을 믿는다는 것이 HR 업무의 맥락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솔직히, 나도 그렇지만 많은 HR 담당자들은 경험과 직관을 굉장히 대단한 것으로 치부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일을 한다. '내 경험상 이건 안될것 같다, 사람들에게 먹힐것 같지 않다'라는 담당자의 (불확실한)의견이 반영된 의사결정이 내려지기도 하는데, 구글은 실험과 통계를 바탕으로 한 공감을 구축하고 이를 발판삼아 인사의 방향을 선순환 토록 만들고 있다
반복하지만, HR activity의 진의는 조직의 사고 체계와 문화를 바꾸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되었을때 HR 행위들이 진정으로 작동한다고 볼수 있는것이다. 겉모습은 쉽게 따라할 수 있다. 그리고 겉모습이 바뀌면 내면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다만 내면변화의 속도는 겉모습 변화만큼 빠를수 없고 즉각적이지 않다. 어쩌면 실제 벌어지고 있는데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HR을 통해 조직 내면의 변화를 원한다면, 방법은 한가지 이다.
원하는 바를 명확히 정의하고 HR 행위에 뚝심있게 지속적으로 시간을 투자하는 것.
그러나 대부분 조직의 Head는 심지어 HR인력들조차 이 과정을 못견뎌하고 의심한다. 투입된 시간과 투자된 예산 탓에 끊임없이 잘 되고 있는 것인지 확인하고 싶어한다. 그런면에서 Google은 사람 운영 조직과 분석 조직을 구분 운영하면서 분석 조직을 활용하여 지속적으로 HR의 의사결정 사항들에 대한 검증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내려진 의사결정들을 보완해나가면서 나아간다. 중간과정을 측정할 수 없는 영역까지도 다양한 방법으로 측정해가면서 확인해 나가는 것이 이런 추진력을 얻을 수 있는 밑거름이 된것이 아닌가 싶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구글에서 HR이 이렇게 잘했기 때문에 회사가 성장했다라는 걸 이야기 하지 않는다. (충분히 반대로 '이런 HR때문에 구글이 글로벌기업이 된거다' 라고 생각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냥 Google이라는 선진 기업의 사례를 볼 수 있고 HR관련 담당자의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난 사람들이 'Google처럼 HR을 해야 한다'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나 한테 어울리는 옷이 있듯, 사례를 통해 Insight를 얻고 각 조직에 맞는 최선의 방안을 생각해내고 적용하는데 활용하는 것이 이 책의 올바른 활용법일 것이다. 그리고 분명한건 인사팀을 사람 운영팀(People Operation)으로 바꿔 부르는 회사가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 Laszlo Bock Interview : http://knowledge.wharton.upenn.edu/article/how-googles-rules-can-work-in-your-off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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