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이탈리아 여행(6/4~6/11)
여행은 직접 가봐야 한다고 했던가, 스위스가 이리 좋을 줄은 몰랐다.
사전 일정을 잡을때, 스위스는 단순 자연 경관에 물가도 비싸니 스위스 일정을 최소화하고 좀더 액티브한 에너지를 느낄수 있는 이탈리아 일정을 늘려 잡으려다가 부인님의 조언에 따라 아무렴 어떻겠냐는 심정으로 일정을 조정했는데, 부인님 말씀 듣기를 정말 잘했구나라는 생각. 이번 여행은 기차이동이 꽤 많았는데, 이동하는 내내 풍경이 정말로 힐링을 해줄정도였으며 여행일정 통째로 스위스에 머물러도 좋았겠구나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1일차 : 취리히 공항-취리히 시내(그로뮌스터 성당, 취리히 호수)
취리히 공항 새벽 도착. 취리히 시내 EMA 호텔로 이동. Early Check-In을 희망했지만, 어김없이 오후에 오라는 말에 짐을 놓고 취리히 시내 구경.
도시적 분위기하면 런던만한 곳이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취리히도 특유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왔다. 아기자기하고 주변의 자연과 잘 어울리는.
2일차 : 루체른-리기산-그린델발트
아침 조식을 든든하게 먹고 스위스 패스를 적극 활용하고자, 그리고 융푸라우는 안올라갈것이기 때문에 리기산으로 향했다. 취리히 중앙역에서 스위스 열차를 처음으로 타고 루체른으로 향하는 동안 창밖으로 보이는 경관에 감탄사를 연발. 루체른 역에 도착해서 어리버리 역앞의 선착장에서 선편을 이용해서 리기산 산악열차를 타는 곳으로 이동. 날이 흐릿한게 좀 염려스러웠는데 아니나 다를까 산악열차 타는 곳부터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산 정상에 도착하니 안개가 가득하고 으슬으슬 몸이 떨리는 추위가 엄습. 춥다는 애들 성화에 기념사진 급히찍고 하산.
산중의 여왕이라는 리기산을 제대로 못 즐긴 아쉬움을 남기고, 인터라켄 가기전까지 루체른 주요 명소인 빈자의 사자상과 카펠교 구경.
3일차 : 그린델발트-인터라켄-튠 호수(자전거 타기)
전날 흐린 날씨로 걱정을 많이 했지만, 다행히도 날씨가 화창했다. 화창한 스위스는 그야말로 축복!! 그린델발트의 햇살을 충분히 즐겨주고, 인타라켄으로 이동. 자전거를 타고 튠호수를 다녀왔다. 이번 여행의 백미!!
저 멀리 만년설이 쌓인 산과 탁 트인 전망을 보며 자전거로 달리는 기분은 너무나도 좋았다.
나는 비록 둘째 녀석을 뒷자리에 태우고 달리느라 오르막길을 만날때 마다 헐떡거리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전거를 타면서 본 풍경은 그야 말로 압권.
툰 호수 자락에 도착해서 호숫 물에 발 담그며 알프스 산맥의 자연을 한껏 맛보고 귀가.
자전거 반납하러 돌아오는 중에 마을 단지 안의 놀이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는데, 여기 사는 사람들은 참으로 여유로울 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컷 자전거를 타고 숙소로 돌아와서 COOP에서 사온 소고기 스테이크로 저녁을 먹고 끝.
4일차 : 그린델발트-밀라노 이동
마지막까지 알프스 산맥의 풍경을 눈속에 담아 두고자 부리나케 나가 주변을 돌아다녔다.
하루만 더 있었어도, 주변 마을로 이동해서 가벼운 하이킹이라도 했을텐데 아쉬운 마음만 가득 남겨두고 밀라노로 이동.
밀라노에서는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인지(스위스에서 조차!) 밀라노 중앙역에 내려서 부터 긴장감이 최고조에 올랐다. 덕분에 중앙역에서는 사진찍을 엄두도 내지 못해서 남아있는 사진이 없다.
왠지 밀라노의 모든 사람이 소매치기로 느껴져서 과감히 택시를 타고 숙소로 이동. 사실 짐도 많고 에어비엔비인 탓에 열쇠를 받으러 숙소 관리인과 약속을 정한 탓에 택시가 가장 합리적이였다. (금액도 생각 많큼 안 나왔다)
숙소에 짐을 풀고 가벼운 차림으로 외출을 하니 드디어 이곳이 밀라노 처럼 느껴졌다. 숙소 관리인이 알려준 동네 맛집에 가서 이탈리아 현지 파스타와 피자, 그리고 젤라또를 먹고 이탈리아 첫날을 맛보았다. 이탈리아 있는 동안 매일 하루 한끼는 파스타를 먹었는데, 이 집 파스타가 제일 인상적이였음
5일차 : 밀라노 구경(두오모 성당-라스칼라-스포르체스코 궁전)
트램은 왠지 멋스러운데가 있다. 버스는 왠지 평범하고, 지하철은 불편한것에 반해 트램은 분위기도 있고, 역사를 오르내르는 불편함도 없다. 집앞에서 트램을 타고 두오모로 이동. 막연히 '성당이 다 거기서 거기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이탈리아의 대성당은 규모나 화려함 측면에서 엄청남을 과시했다. 성당 제일 윗층까지 올라갔는데, 이놈의 고소공포증때문에 오금이 저려 사진 찍을 생각을 제대로 못하고 눈으로만 구경하고 내려왔다. (충분한) 안전장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구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염려하느라 첨탑부분을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내려온게 지금도 두고두고 후회된다. 라스칼라 극장, 다빈치 공원(?), 스포르체스코 성 등 밀라노에서 둘러볼만한 곳은 이날 다 돌아다녔지만, 두오모가 제일 압권.
6일차 : 베네치아
이탈리아 열차를 타고 베네치아로. 가기전부터 비가 온다고 들었음에도, 가면 괜찮겠지라는 기대감을 갖고 열차를 탔지만 어김없이 베네치아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바로 돌아갈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열차 스케쥴 변경시 50유로 추가 비용탓에 그냥 버티기로 맘을 먹고 비 맞으며 베네치아를 쏘다니기 시작. 현지 사람이 추천하는 식당이라는 곳에 찾아가서 시칠리아식 파스타를 먹었는데, 이곳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상업적 느낌이 전혀 안나는 곳이랄까. 이탈리아 식전주에 알딸딸 해진 채, 빗속의 베네치아 관광 재개.
곤도라를 타려 했으나, 비가 오는 탓에 산마르코 광장에서 수상 버스를 타고 기차역으로 복귀, 날씨가 좋았으면, 더 좋았을 베네치아 였을테지만 내일 일정을 위해 밀라노로 돌아왔다.
7일차 : 아웃렛
까마귀가 배밭을 그냥 지나갈 수 없듯, 아웃렛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밀라노 세레발레 아웃렛. 명품보다는 한국서 좀 비싼 브랜드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살수가 있었는데 놀이터를 연신 불러대던 둘째놈의 성화에 못이겨 나는 놀이터에서, 큰 녀석과 부인은 쇼핑 대행(?). 이곳에서 온가족이 운동화 구매. 왠지 아웃렛 쇼핑의 노하우가 생겨버린듯 한데 더 이상 아웃렛에 갈일은 없다는게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