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왜 낡은 보수가 승리하는가

James & GH's Dad 2016. 2. 16. 17:52

왜 낡은 보수가 승리하는가 - 김상진 엄경영

 

최근의 선거 분석을 통해 여당과 야당, 보수와 진보가 정치적 맥락에서 움직이는 배경을 이해하게 한 책

놀랐던 것은 최근 선거의 투표자 중위연령이 내 생각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의 중위 연령은 40.5세 인데, 2012년 총선시 47세, 2012년 대선 46세, 2014년 6월 지방선거시 49세로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는 추세이고 2017년 대선에는 50세 전후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18대 총선에서) 투표자수 비중으로 보면 50대 이상은 43.4%, 19세에서 49세까지 투표자수 비중은 56.6%인데 50대이상의 투표율은 높은 반면 그 이하 세대의 낮은 투표율로 중위연령이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근간에는 저출산 고령화 라는 시대적 상황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볼수 있다.

결국 고령화 되어가는 시대에서 보수화가 되는 트렌드를 피해갈 수 없는 걸일까?

저자는 현실을 인정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를 수용하고 대안을 실천해야 한다고 진보에게 제시하고 있다.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50대를 무시하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며, "여당은 손님 많은 식당의 주인이다."라고 비유하며 이에대해 기존 젊은 층에 중점을 맞춘 전략을 다변화 할 필요성이 있다고 이야기 한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이념적 입장에서 벗어나 생활의 정치로 들어와야 한다고 한다. 최근 선거에서 여당이 야당을 압도한것은 인물 경쟁에서 이겼기 때문이며, 인물과 정책 투표 비중은 증가하는 반면 정당 투표 비중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인 만큼 기존의 이념적 스탠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진보의 승리는 요원하다고 본다.

전체적으로 진보의 입장에서 균형감있게 최근의 선거 추세와 진보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정리하고 있다. 그간 아무 생각없이 '투표는 권리'라는 생각으로 선거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고령화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 투표자들의 성향 뿐 아니라 최근 선거에서의 여야의 움직임과 결과에 대한 이해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향후 대선에서  어떤 대선 후보를, 어떠한 관점에서 평가를 해야할 지에  대한 시사점을 얻었다.

마지막 부분에 유력 대선 후보자들에 대한 강약점 분석이 있는데, 최근의 변화에 따라 변동이 좀 있긴 하지만막연하게 알고 있던 그들의 장단점을 이해할 수 있게끔 잘 정리되어 있다. (나는 기본적으로 이제는 사회적 안전망 확충에 국가가 좀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를 위해서는 '중부담 중복지'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 생각한다.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전국민적 공감대가 기반이 되어야 하는데, 이게 가능한 인물은 아직까지는 유승민 의원이라고 생각한다. 국가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명확히 직시하고 있고 이를 위한 방법을 회피하거나 에둘러 표현하지 않았다. 물론 유승민 의원이 반드시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인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에 관심은 많으나 생각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못했던, 그리고 19대 대선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사전 Warm up용으로 읽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
책 전반적으로 진보에 대해 쓴소리를 하고 있는데, 공감되는 부분이 참 많아서 따로 정리해 본다.

진보진영과 제 3의 정치세력은 중도와 무당층이 자신들을 지지해줄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믿음은 대개 허탈감과 섭섭함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중도와 무당층은 더이상 진보의 희망이나 전유물이 아니다.

"진보는 결코 미래와 싸우지 않았다. 무지하고 생각이 짧은 진보 반대론자들과 싸웠다" 미국의 사회비평가 크리스토퍼 래시는 진보의 엘리트 주의를 이렇게 비판했다. 래시의 비판은 한국의 진보에도 해당된다. 대중을 무시하고 그들과 대립하는 진보는 더 이상 정당으로서의 가치가 없다.  대한민국의 진보는 끝없이 과거의 권위주의와 독재시절을 문제 삼는다. 진보가 진보적이지 못하고 비합리적인 경우다.

인간의 정치적 판단은 이성적, 합리적 기준이 아니라, 기존의 교육제도나 미디어에 의해 주입돈 감성적 인식체계에 기초한다는 것이다.  ...과거를 멀리 돌이켜 볼수록 미래를 멀리 내다볼 수 있다(처칠)

후보선택의 기준은 리더십콘텐츠여야 한다. 후보의 리더십이란 소통을 통해 자신을 지지하는 정치세력과 지지층을 결속하는 능력이다. 콘텐츠는 후보가 유권자에게 전달하는 국가비전, 정책, 메시지 등을 합한 총체적 개념이다.
리더십은 3가지로 세분화 되는데 결단력, 조직능력, 소통능력이 그것이다. 다양한 견해들을 교통정리하는 능력이 결단력이다. 또한 소속 정당과 지지층을 하나로 묶고 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조직능력이 없는 사람은 국가를 제대로 운영할 수 없다. 소통능력은 자신으 정치적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하고, 지지자들의 의사를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는 것이다.
콘텐츠 측면에서 대선후보의 자질은 정책에 대한 종합적 이해력과 표현력으로 집약된다. 대선은 정책에 대한 국민적 동의를 얻는 절차이기도 하다.

막스베버는 정치인의 자질로 열정, 책임감, 균형적 판단을 꼽았다. 열정이란 단순한 권력욕이 아니라 '대의'에 대한 헌신을 말하며, 대의를 위한 모든 정치적 해위의 길잡이가 되는 것이 책임감이다. 심리적 자질로서 균형적 판단은 내적 집중력과 평정 속에서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다. 달리 말하면 사물과 사람에 대해 거리를 둘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