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뮤지컬 - 베토벤

James & GH's Dad 2023. 2. 4. 11:51

설날 연휴때 SBS에서 성시경 콘서트를 보다 '공연을 보고 싶다'라는 욕구가 생겨서 예약한 뮤지컬 베토벤.
그저,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가까우니까!) 공연을 찾아봤는데 박효신이라는 걸출한 보컬이 출연한다는 것 하나만 보고 일단 예매를 했다.

이래저래 설 연휴를 보내고, 베토벤이라는 뮤지컬이 어떠한가 감상후기들을 찾아봤는데, 기대했던 소감들 보다는 다소 부정적인 반응들을 많이 보게되었다.
간만에 거금을 들여서 가는 공연이라 아쉬움이 들었지만 애써 기쁜 마음으로 공연장을 찾았다.

화려하지만 밋밋한.
그러나 박효신의 피날레는 멋있었다.

공연 소감은 화려함, 밋밋함, 박효신. 이 세 단어로 충분할 것 같다.

사전에 찾아본 후기들에서도 언급되었지만,
극을 이끌어가는 넘버들이 하나 같이 임팩트가 없다.는게 가장 큰 아쉬움이다. 물론 베토벤의 곡들을 베이스로 모든 넘버들을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편곡, 가사 등등이 내게는 전혀 감동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특히 '엘리제를 위하여를' 의 넘버눈 편곡과 가사 모두 최악이였다. 유치원 졸업식 아코디언 공연과 무슨 임플란트 광고 카피 문구 같은... ㅜㅜ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끝까지 볼 수 있었던 것은, 무대 미술!
단순 디스플레이의 화려한 배경 효과 뿐만 아니라, 여러 장소적 변화에 최고의 장면을 만들어 내었다.
특히, 프라하 장면에서의 까를교와 멀리 보이는 프라하 성 까지, 마치 내가 그곳에 있는 느낌이 전달되는 것 처럼 무대 비주얼이 감탄스러웠다.
빈약한 스토리 라인과 갈피를 잡지 못한 듯 이어지는 뮤지컬 넘버들 속에서 화려하고 디테일한 무대 연출만이 빛이 났고
그로 인한 시각적 만족감이 청각적 아쉬움을 많이 상쇄해 주었다.

매번 뮤지컬을 볼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커튼콜에서의 배우들의 만족감은 남다를 듯 하다.
아쉬움이 느껴졌던 공연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커튼콜에서의 관객들의 반응은 여타 브로드웨의 뮤지컬 못지 않았고
특히, 단독 주연이라고 할 만큼 비중이 컸던 박효신의 마지막 순간은 너무나도 멋졌다.

공연 자체는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였지만,
오랜만에 예술의 전당이라는 곳에 와서 문화 생활을 즐겼다는 것에 만족감을 느낄 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