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가 체질
자가격리 기간 중에 접하게 된 드라마
나름의 상업적 의도를 가지고 만든 드라마이지만 그래도 풋풋한 느낌이 나는 연출과 정성을 들인 OST로 꽤나 인상적인 작품이였다.
안재홍과 천우희가 벌이는 대화는 뭐랄까 현실적으로 보이는 대사이나 막상 현실에서는 그런 연인이 있기에는 어렵기에 드라마스럽다.
천우희는 캐릭터가 보여줘야 할 러블리함이 다소 아쉬웠지만, 충분한 대사 전달력으로 연기의 맛을 살려냈고
안재홍은 그간의 캐릭터에서도 보여왔던, B급 정서가 흠뻑 베어있는 찌질함과 어리숙함을 능청스럽게 잘 풀어냈다.
그 만큼 '어리숙함'을 잘 살려낼만한 배우가 있을까 싶다.
또 하나 인상적인 배우는 전여빈.
의도한 것인지, 그냥 우연히 내 눈에 그렇게 보였는지 모르겠지만
극 중반까지 심리적 어려움을 겪던 그녀와 극 후반 그걸 극복한 이후의 분위기 변화를 미묘하고 차별적으로 표현했다. 워낙 인상적인 마스크인지라, 그럴수록 내면의 변화 차이를 은근히 드러나게 연기하기가 쉽지 않을텐데 최소한 내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매 에피소드 엔딩을, 그 화에서 낭핬던 강렬한 대사를 자막으로 띄워주는 방식으로 마무리 했는데 좀 특이했다. 아마도 작가가 작정하고 쓴, 강조하고픈 멘트가 아니였을까 싶다. (멘트가 좀 오글거렸지만 인상은 깊게남았음. 기억에 남는건 없지만)
웰메이드 드라마라고 부르기는 좀 그렇고, 너무 감정을 자극하지도 않고 적당한 수준의 진지함과 사실스러움, 유머러스함이 넘치지않게 어우러진 드라마라고 할까. 보고나서 기분이 나쁘지 않은 경쾌하고 발랄하며 메세지도 있는 흥미롭게 본 드라마.
추천할 슈 있냐고 묻는다면
물론 Yes다.
드라마는 작가 놀음이지만, 작가가 강요하는 감성보다 배우들간 오가는 대사에서 느끼져는 쾌감을 선호한다면 말이다.
* 사족 : 십여년전 업무 차 알게 되었던, 3년정도 일을 같이 한것 같은데, 사람이 이 드라마에서 (이제야) 보게 되어 반가웠다. 잘 봤어요 김영아 배우님.
* 장범준의 보컬이 이리도 맛깔스러웠을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