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에 관한 기억, 새로움
최근 유튜브를 통해 비긴어게인-코리아 편을 봤다.
사실, 이수현이 부르는 노래를 찾아 듣고자 했는데, 어라? 이소라가 나오네?
친절하게도 누군가가 이소라가 부른 영상만 하나의 클립으로 모아두었기에, 비긴 어게인에서 그녀가 부른 곡들 전부를 연속해서 들어보게 되었다. 특유의 음색은 여전했고 예전 곡들을 같은 듯 다르게 부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생각해보면, 나는 이소라의 데뷔 때 부터 팬이였다.
낯선사람들이란 곡으로 그녀의 목소리를 처음 들은 순간부터 그녀의 목소리에 매료되었었고 '그대안의 블루'를 들으며 홀딱 빠져들었던것 같다.
라디오에서 낯선 사람들 노래를 들은 바로 다음날 바로 레코드점으로 가서 테이프-하얀색 바탕에 파란색 갈매기가 그려진-를 구매했고, 이후 그녀의 단독 앨범을 (3집까지는) 꼬박꼬박 구매했으니 팬이라 할만하지 않은가.
예전엔 심야 라디오도 참 많이 들었는데, 특히 밤 11시부터 1시까지 했던 음악도시를 즐겨 들었다. 유희열 DJ 시절 부터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유희열의 재기 발랄한 경박스러움 보다는 이소라 특유의 비음섞인 멘트와 의외의 순박함과 어눌함이 어우러진 그래서 따스함이 느껴지는 분위기를 더 좋아했었다. 하루의 마무리를 라디오를 들으며 했었는데, 시간이 참 많이 지났음을 느낀다.
한참 팬심을 유지하다가 3집 이후 부터였나? 본인만의 감성에 너무 몰입된 모습과 실험적(?) 음악에 이질감을 느껴 한동안 무관심 했었는데, (btw 왜 음악성있는 가수들은 꼭 세번째 앨범에서 실험적인 음악 또는 개인의 음악적 정체성을 찾으려 할까)
비긴 어게인을 통해 보니 예전의 다소 과잉된 감정 표현은 사라졌고 목소리는 경지에 오른 듯 훨씬 편안함이 느껴진다.
최근 낯선사람들 앨범을 다시 찾아 들어봤는데, 당시 20대 시절의 목소리와 지금 목소리는 미묘하게 다르다. 세월의 힘인지, 당시에는 뭔가 자신감이 충만한 목소리 였다면 아무래도 지금은 세월의 흔적들을 부족하지도 넘치치도 않게 담아서 표현하는 듯 하다.
내 생각에 그녀의 목소리가 지닌 특유의 서정적 분위기가 있는데,
그런 음색을 통해 전달되는 감성은
감정을 가득 담아 열창할때 보다 편안하게 흘려보내듯 부를때 더욱 더 살아나는 것 같고, 그런 곡들이 특히 내 취향에 맞는 듯 하다.
요즘 반복해서 듣는 노래는 '신청곡'
(BTS와의 작업이라 공개 시점부터 화제였을것 같은데, 무려 1년 넘게 지나서야 들었다.)
노래에 대한 느낌은, 뭐랄까... 참 좋다. 내가 기대하던 그녀의 감성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곡. 편안하게 읊조리듯 노래하면서 전달되는 분위기가 너무 좋다. 가사-멜로디-편곡-보컬의 톤에서 느껴지는 정서가 정확하게 내 취향을 저격한다.
당분간 '신청곡'을 계속 듣게될 것 같다.
< 신청곡 >
창밖엔 또 비가 와
이럴 땐 꼭 네가 떠올라
잠이 오지 않아
내방엔 이 침묵과
쓸쓸한 내 심장 소리가
미칠 것만 같아
So I turn on my radio
낯선 목소리가 들려오고
And on the radio
슬픈 그 사연이 너무 내 얘기 같아서
Hey DJ play me a song to make me smile
마음이 울적한 밤에 나 대신 웃어줄
그를 잊게 해줄 노래
Hey DJ play me a song to make me cry
가슴이 답답한 밤에 나 대신 울어줄
그를 잊게 해줄 노래
치열했던 하루를 위로하는 어둠마저 잠든 이 밤
수백 번 나를 토해내네 그대 아프니까
난 당신의 삶 한 귀퉁이 한 조각이자
그대의 감정들의 벗 때로는 familia
때때론 잠시 쉬어 가고플 때
함께임에도 외로움에 파묻혀질 때
추억에 취해서 누군가를 다시 게워낼 때
그때야 비로소 난 당신의 음악이 됐네
그래 난 누군가에겐 봄 누군가에게는 겨울
누군가에겐 끝 누군가에게는 처음
난 누군가에겐 행복 누군가에겐 넋
누군가에겐 자장가이자 때때로는 소음
함께 할게 그대의 탄생과 끝
어디든 함께 임을 기억하기를
언제나 당신의 삶을 위로할 테니
부디 내게 가끔 기대어 쉬어가기를
So I turn on my radio
낯선 목소리가 들려오고
And on the radio
슬픈 그 사연이 너무 내 얘기 같아서
Hey DJ play me a song to make me smile
마음이 울적한 밤에 나 대신 웃어줄
그를 잊게 해줄 노래
Hey DJ play me a song to make me cry
가슴이 답답한 밤에 나 대신 울어줄
그를 잊게 해줄 노래
창밖엔 또 비가 와
이럴 땐 꼭 네가 떠올라
잠이 오지 않아
난 어쩔 수 없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