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유럽인가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를 읽고 연이어 읽은 책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는 전 세계사적 관점에서 동양과 서양의 발전과정과 그 속의 특이사항에 대해 풀어나갔다면 '왜 유럽인가'는 좀더 유럽 집중적인 내용을 담은 책이다. 두 책 모두 현재 유럽의 우위가 17세기 후반 이후 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일치하고, 유럽의 우위가 일시적일 수 있다라는 견해에서는 일치한다.
..1500년 이후 유럽의 무역 팽창은 우월성의 지표가 아니라 아시아를 중심으로 이미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던 대양 무역의 네트워크에 유럽이 참여하게 되었다는 표지였다. 사실 다음 300년 동안 거의 모든 유럽의 무역 팽창은 신세계에서 실어온 거의 모든 은(銀)을 수출하고 그 대가로 아시아의 보다 우월한 제품을 수입하는데 목적이 있었다.
이후 유럽의 발전에 대해서 저자는 다음과 같은 여섯가지 요인들을 제시했다
첫째, 일련의 주목할 만한 새로운 발견으로 유럽은 어떤 다른 주요 문명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자신들의 고대 그리고 종교적 문헌의 권위를 의문시하고 결국에는 부정하기에 이르렀다
둘째, 유럽은 자연세계에 대한 실험연구와 수학적 분석을 결합한 과학적 접근방법을 발전시켰다
셋째, 증거, 논증 그리고 과학 탐구의 목적에 관한 영국 대법관 프랜시스 베이컨의 생각이 주입되었다
넷째, 기구에 기반한 실험과 관찰의 접근방법을 개발했다
다섯째, 국가가 강요하는 전통신앙과 복종의 분위기 보다 관용과 다원주의의 풍토, 그리고 새로운 과학에 대한 영국국교회의 지원
여섯째, 기업가 정신에 대한 관대한 지원과 기업가-과학자-기술자-장인 사이의 긴밀한 사회관계
결국, 새로운 사고를 할수 있는 관용적 사회 분위기와, 기술교육, 실험정신, 그리고 자본과의 연계가 시기적, 유기적으로 잘 맞아떨어져서 산업혁명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낼수 있었던 것이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참 간단한 것 처럼 보이나 당시에는 작은 의사결정 하나로도 결과가 틀려질수도 있었을것이다. 실제로 아시아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사상들이 태동하려 했으나, 권력유지를 위한 내부단속, 전통 의식 및 종교에 대한 복종을 강요, 이러한 사상들의 단초를 제거해버렸다. 왜 유럽은 관용적 분위기가 수용되었고 아시아에서는 그러지 못했느냐에 관해서는 여러가지 사유가 있겠으나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에서는 지리 또한 그러한 결과가 나오게 영향을 미친 주요한 요인이라 언급하였다.
15세기까지 세계의 부는 아시아에 있고, 유럽이 그 아시아의 부에 접근하여 이익을 취하기 위해선 바닷길을 이용해야 하는데 이익을 취하기 위한 탐욕이 대서양을 통한 항해를 부추겼고, 이러한 모험적 항해가 신대륙을 발견하고 아프리카 희망봉에 도달하는 항로들을 발견함으로 해서 유럽이 아시아 보다 유연한 문화를 싹 틔울수 있었다고 언급하였다.